생활

서울 전세난·집값에 탈서울 행렬…3년간 85만 명이 경기로

한지훈 기자2026.08.20
서울 전세난·집값에 탈서울 행렬…3년간 85만 명이 경기로
서울 떠난 140만 명 중 60%가 경기로…주거비가 첫째 이유 집값과 전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을 등지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통계청의 '2023~2025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 인구는 약 139만9645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가 84만6321명으로 전체의 60.46%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으며, 인천으로 옮겨간 인구도 13만7373명에 달했다. 서울에서 경기로 떠난 이유로는 '주택'이 32.6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30.48%), 직업(20.11%) 순이었다. 높은 집값과 주거비 부담이 서울 밖 이주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4월엔 순유출 5574명…올 들어 최대치 이런 흐름은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출한 인구는 2만5060명으로, 같은 기간 경기에서 서울로 유입된 인구(1만9486명)를 빼면 서울 기준 순유출이 5574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3857명)보다 44.5% 늘어난 수치이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순유출 5000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 역시 지난해 4월(2만1331명) 대비 17.5%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서울→경기 이동 인구는 누적 8만3984명으로 월평균 2만7995명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6만4152명) 대비 30.9%, 전년 동기(7만5180명) 대비 11.7% 늘어난 것으로, 2021년 4분기(8만5481명)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남·용산·양천 등 고가·학군지 유출 두드러져 서울 안에서도 유출 양상은 지역별로 확연히 갈린다. 올 4월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2곳에서 순유출이 발생한 가운데, 강남구가 1011명 순유출로 가장 많았고 용산구(-764명), 양천구(-747명), 서초구(-641명) 등 고가·학군지 밀집 지역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이는 자녀 교육이나 직장을 이유로 서울에 거주하던 가구들조차 치솟은 주거비 부담에 서울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GTX·철도 호재 지역으로 실수요 집중…고양·파주·구리 인기 경기도 내에서도 교통 인프라가 개선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3년간 경기 지역 가운데 전입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고양시로 8만9081명이 이곳으로 이주했다. 파주는 2024년 12월 개통한 GTX-A 운정중앙역 개통 효과로 서울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수요가 몰렸고, 구리는 같은 해 개통한 도시철도 8호선 연장선(별내선) 영향으로 잠실·강남 등 서울 핵심지 접근성이 개선되며 인구가 유입됐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수원시(1만3712명), 고양시(1만3317명), 용인시(1만3005명), 성남시(1만2088명) 순으로 타 시·도발 전입 인구가 많았으며, 화성시와 평택시도 각각 1만 명을 넘겼다. 광명시는 순이동(전입-전출) 기준으로 1분기에만 8203명이 늘며 경기도 내 1위를 차지했다. 경기 남부 집값도 '들썩'…"서울 출퇴근 수요가 상승 견인" 이 같은 인구 유입은 경기도 집값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6108명 많았던 반면, 경기는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5106명 많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순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가격 상승 상위 지역 대부분이 서울 출퇴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경기 남부·서남부 생활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인구 이동과 집값 상승이 서로 맞물려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기도 집합건물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도 15% 이상을 기록해,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도 '갈아타기'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년째 이어진 구조적 흐름…"서울 인구 순유입은 비수도권과의 이동에서만" 이번 탈서울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져 온 구조적 흐름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비수도권과의 이동에서는 연평균 3만 명가량 꾸준히 순유입됐지만 정작 수도권 내 다른 지역과의 이동에서는 연평균 11만 명씩 순유출됐다. 특히 서울에서 경기로의 순유입 규모는 연평균 9만6000명에 달했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그 규모가 1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서울이 지방 인구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자체 거주민을 경기도로 내보내는 이중적인 인구 이동 구조가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GTX 개통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 전문가들은 GTX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이어지는 한 서울에서 경기로의 인구 이동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순유입 규모가 예전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신규 노선 개통과 서울 주택 공급 정책의 변화에 따라 탈서울 흐름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활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