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남들이 안 가본 곳"…Z세대가 이끄는 '로어 트립' 열풍

최윤서 기자2026.09.04
"남들이 안 가본 곳"…Z세대가 이끄는 '로어 트립' 열풍
에어비앤비 "이번 가을 최대 트렌드는 '로어 트립'"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2026년 가을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Z세대의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 '로어 트립(Lore-Tripping)'이 첫손에 꼽혔다. 로어 트립은 화려한 대도시나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 대신,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역사, 때로는 기이한 전설까지 얽힌 소도시나 잘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를 찾아 나서는 여행 방식을 뜻한다. 짧은 신조어이지만 그 안에는 Z세대가 이색적인 여행지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진짜 지역 문화를 깊이 탐구하고 싶어 한다는 태도가 담겨 있다. Z세대 63% "남들보다 먼저 가본 곳이 곧 지위의 상징" 이 트렌드의 배경에는 '먼저 발견하는 것' 자체를 가치 있게 여기는 Z세대 특유의 여행관이 자리 잡고 있다. 에어비앤비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여행객 10명 중 6명(63%)은 자신이 아는 사람들 중 어떤 장소를 가장 먼저 방문한 사람이 되는 것이 일종의 지위 상징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너무 붐벼서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명 관광지 자체를 일부러 피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Z세대 여행객의 약 90%는 소도시와 잘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가 이번 가을 여행지로 매우 매력적이라고 답했으며, 저렴한 비용과 진짜 지역 문화, 그리고 이색적인 명소가 가장 큰 매력 요인으로 꼽혔다. 캘리포니아 트웬티나인팜스 방문 50%↑…소도시 검색량 급증 에어비앤비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소도시는 Z세대 여행객 사이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주 트웬티나인팜스는 방문이 50% 이상 늘었고, 아칸소주 핫스프링스는 30%, 조지아주 헬렌은 15% 증가했다. 이 밖에도 플로리다주 깁슨턴, 미네소타주 베미지, 워싱턴주 리븐워스, 켄터키주 라그레인지 등이 독특한 역사나 기묘한 전설을 품은 '숨은 명소'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로어 트립은 여행 기간과 무관하게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로어 트립 목적지는 짧은 주말 여행에 최적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긴 휴가 대신 '주말 여행'…이번 가을엔 60%가 짧은 일정 선택 로어 트립 확산과 맞물려 여행 기간 자체도 짧아지는 추세다. 에어비앤비 조사에서 여행객의 60%가 이번 가을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해, 다른 어떤 계절보다도 짧은 여행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긴 휴가 대신 주말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소도시들이 짧고 굵게 다녀올 수 있는 목적지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과 함께 스타디움과 공연장 등 최대한 많은 명소를 방문하는 이른바 '그라운드호핑(groundhopping)'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함께 부상하고 있으며, 설문 응답자의 약 70%가 이 트렌드에 관심을 보였다. "가성비·진정성이 핵심"…경험 중심 소비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로어 트립이 Z세대의 소비 가치관 전반을 보여주는 트렌드라고 분석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트래블이 발표한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스토리텔링과 현지 문화·음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핵심 여행 트렌드로 꼽힌 바 있다. 이 조사에서는 두 세대 응답자의 74%가 여행을 예산에서 '타협할 수 없는 항목'으로 꼽았으며, 64%는 여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위해서라면 복지 혜택이 적은 직장도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로어 트립 역시 이런 '경험 중심 소비' 흐름의 연장선에서, 저렴한 비용으로도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Z세대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숨은 명소들이 소도시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 전문가들은 로어 트립 열풍이 그동안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던 미국 소도시들에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일부 소도시에서 두 자릿수 방문객 증가율이 확인된 만큼, 이런 흐름이 지역 상권과 숙박업 활성화로 이어질지, 나아가 다른 국가의 소도시 관광에도 유사한 트렌드가 확산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여행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