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펀드·신탁 가입 1시간→30분대로…서류·서명 대폭 간소화

2026.08.30
펀드·신탁 가입 1시간→30분대로…서류·서명 대폭 간소화
서류 17종→10종, 서명 17회→3~6회로 축소 펀드·신탁 등 투자성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겪던 복잡한 서류·서명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금융투자협회·은행연합회와 함께 '투자성 상품 가입절차 합리화·간소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에서 신탁·펀드 등에 가입하려면 소비자가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많아 가입에 약 1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를 30~40분 수준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우선 현재 약 17종에 달하는 가입 서류를 10종 안팎으로 줄인다. 계약 체결에 반드시 필요한 거래신청서·투자자정보 확인서·계약서(가입신청서) 등 핵심 서류 3개만 '기본서류'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부속서류'로 구분해 작성·교부 목적이 비슷한 서류는 통폐합한다. 자필 서명 횟수도 현재 평균 17회 안팎에서 3~6회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소비자가 기본서류에 한 차례 일괄 서명하면 사전에 확인한 부속서류에는 원칙적으로 별도 서명을 받지 않는 방식이 적용되며, 개인신용정보 동의서나 주요내용 설명 확인서처럼 법령상 서명이 필요한 서류는 예외로 남는다. '덧쓰기' 163자→51자로 69% 축소…불필요한 서류는 폐지 권고 소비자가 직접 문구를 작성해야 하는 이른바 '덧쓰기'도 대폭 간소화된다. 상품 위험등급과 원금손실 가능성 등을 소비자가 직접 적는 현재 평균 163자 안팎의 덧쓰기 분량을, 핵심 단어 위주로 51자 수준까지 69% 줄이는 것이 목표다. 계약 체결이나 법령상 의무 이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특정금전신탁 상담확인서, 집합투자증권 종목등록 확인서 등은 폐지가 권고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원금 손실 20% 초과) 가입 시 필요한 '숙려제도 확인서'는 별도 서류가 아닌 계약서 안에 포함되며, 고령자 보호를 위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던 서류도 하나로 통합된다. 금감원은 각 금융사에 소비자보호부 같은 독립부서가 서류 간소화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내부통제 절차를 구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영업점 방문 전 온라인으로 사전 진단…설명도 '핵심 위험' 중심으로 투자자 정보 확인 절차도 손질된다. 영업점을 방문하기 전에 투자자 정보 확인과 적합성 진단을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해 미리 진행할 수 있게 되며, 창구에서는 진단 결과 안내와 계좌 개설 등 후속 절차만 바로 처리하면 된다. 소비자가 여러 상품에 동시에 가입하면서 투자자성향이 동일하다고 확인하는 경우, 같은 정보 확인 절차를 반복하지 않고 한 번만 거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상품 설명 방식도 형식적 나열에서 벗어나 핵심 위험 중심으로 재편된다. 발생 가능한 불이익이나 유사 상품과의 차이 등 투자 결정에 중요한 내용을 설명서 앞부분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법적 책임 회피용 형식적 설명"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보다 향후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형식적인 설명의무 이행에 집중해왔다는 지적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절차가 복잡해지고, 이것이 불완전판매를 막기는커녕 소비자 불편만 가중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방안은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의 세부 과제로 마련됐으며, 업권별 자율규제와 금융회사 내규·전산 시스템 정비를 거쳐 2027년부터 금융회사별로 시행될 예정이다. 2027년 각 금융사별 순차 시행…불완전판매 관행 개선이 목표 금감원은 이번 간소화 조치가 가입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형식적 설명 위주의 판매 관행을 실질적인 소비자 이해도 제고 중심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 각 금융회사가 자체 시스템 정비를 거쳐 순차적으로 새 절차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가입 시간 단축과 불완전판매 감소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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