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환보유액 143억 달러 급증…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2026.08.24
외환보유액 143억 달러 급증…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4422억 8천만 달러…4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43억 달러 넘게 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전월 말(4279억 5000만 달러)보다 143억 3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1971년 월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대 증가 폭으로,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2009년 5월의 142억 9000만 달러를 4000만 달러 웃돌았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했으며, 잔액 기준으로는 2022년 5월(4477억 1000만 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4692억 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아직 약 269억 달러 적은 규모다. 반도체 수출 호황發 달러 유입…외화예수금 급증이 결정적 이번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가 꼽힌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호조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의 경상대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이 자금이 시중은행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특히 한은이 올해 초부터 초과 외화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남는 외화자금을 한은에 대거 예치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지며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는 국채·회사채·정부기관채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이 70억 7000만 달러 늘어난 3870억 7000만 달러(전체의 87.5%)를, 예치금이 71억 7000만 달러 늘어난 303억 달러(6.9%)를 각각 기록했다. 달러 약세도 한몫…엔화만 나 홀로 약세 환율 흐름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7월 말 99.86에서 8월 말 99.70으로 한 달 새 0.2% 하락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0.5%)와 파운드화(0.5%), 호주달러화(1.9%) 등은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나 홀로 0.3% 하락했다. 이처럼 달러 약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늘어난 점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일부 기여했다. 올 들어 등락 거듭…6~8월 '3개월 연속 증가'로 반등 올해 외환보유액은 환율 변동과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증감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12월 26억 달러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21억 5000만 달러 줄었고, 2월에는 17억 2000만 달러 늘었지만 3월에 다시 39억 7000만 달러 급감했다. 4월에는 42억 2000만 달러 증가한 뒤 5월에는 8억 8000만 달러 감소하는 등 널뛰기 흐름을 보였다. 이후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로 전환하며 지난해 말 4280억 5000만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이 4422억 80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한은, 25년 만에 '국가별 순위' 공개 돌연 중단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이례적인 변화도 눈에 띄었다. 한은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동안 매달 정례적으로 제공해오던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항목을 별도의 사전 설명이나 안내 없이 이번 배포 자료에서 제외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외 지급능력을 비교하는 핵심 잣대로 활용돼 온 자료가 갑작스레 빠지면서 정보 축소 논란이 일고 있다. 대외 건전성엔 '청신호'…원화 강세 직결은 신중론 이번 외환보유액 증가는 한은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대규모로 매입한 결과라기보다,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과 금융기관의 자금 운용 변화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외 지급능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되며,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경우 외화 유동성 여건이 한층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외환보유액 증가가 곧바로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경제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