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달러 환율 1350원대…'반도체 달러'가 끌어내린 원화값

2026.08.27
원·달러 환율 1350원대…'반도체 달러'가 끌어내린 원화값
주간 종가 1359.3원…14개월 만에 최저치 원·달러 환율이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1년 2개월 만에 1350원대로 내려앉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9.4원 내린 135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5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7월 3일(1359.4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359.0원에 출발해 장중 1355.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3일 장중 저점(1353.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기업 '상시 매도'로 전략 바꿔…네고 물량이 환율 끌어내려 이번 환율 하락을 이끈 요인은 수급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기업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과거에는 월말에 집중됐던 네고 물량이 최근에는 수시로 출회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상시적으로 매도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환율 하단을 받쳐줄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 공급 우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美 고용 부진 겹친 달러 약세, 엔화 강세 연동도 한몫 대외 요인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키웠다. 특히 최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및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회동해 엔화의 안정적 관리를 당부한 점이 시장에 반영되며, 엔·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2.73엔 내린 157.214엔까지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0.37 내린 99.351을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4.39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94원 올랐다. "당분간 1360원 중심 등락"…저가 매수 유입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환율이 빠르게 하락한 만큼 단기적으로 1350원대가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해외주식 투자자의 환전 수요가 저가 매수 형태로 유입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위원은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해외주식 투자자의 환전 수요가 환율 하단을 방어할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이 136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1350원까지" 이미 예견됐던 흐름 이번 하락은 시장 전문가들이 이미 예견해온 흐름이기도 하다. 앞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13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국내 달러 공급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원화 강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6년 수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7110억 달러, 무역수지는 7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어, 반도체를 축으로 한 수출 호조가 환율 하락의 구조적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원화 강세, '양날의 검'…물가엔 호재, 수출기업엔 부담 원화 강세는 원유·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을 낮춰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여 내수 회복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가 줄면서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환전 부담이 줄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 상승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도체 훈풍이 만든 '원화 체급 상승'…추가 하락 여부 주목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을 축으로 한 수급 우위가 이어지는 한 원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와 엔화 개입 여부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1350원대가 새로운 지지선으로 안착할지 아니면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환율 흐름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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