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투자 1조 달러 첫 돌파…'중국 vs 미국' 주도권 경쟁
정희운 기자2026.08.21

지난해 투자액 8.5% 증가…"경제 성장률 웃돌아"
전 세계 여행·관광 산업에 대한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여행·관광 투자액은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관광 산업 전체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성과를 낸 결과로 평가된다.
WTTC는 체이스 트래블이 후원한 최신 경제영향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여행·관광 산업이 2036년까지 세계 경제에 17조1000억 달러를 기여하고 약 89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美·中·印·사우디 4개국이 절반 투자…'관광 굴기' 나선 中
지난해 미국·중국·인도·사우디아라비아 4개국이 전 세계 여행·관광 자본 투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이 4개국이 투입한 금액만 약 5000억 달러에 달했다.
각국은 인프라 개발과 정부의 지원 정책, 민간 부문의 투자 신뢰 확대를 결합해 투자 파이프라인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잇따른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관광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36년까지 관광 투자 파이프라인을 402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10년 뒤 中이 美 제친다"…3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이런 흐름 속에 WTTC는 2036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여행·관광 투자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관광산업은 올해 5.3% 성장한 데 이어 향후 10년간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2036년 산업 규모는 3조5000억 달러로 현재의 약 2배까지 커질 전망이다.
글로리아 게바라 WTT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문화와 역사, 음식, 뛰어난 인프라와 편리한 이동이 전 세계 관광객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세계 관광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공항과 고속철도 등 관광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왔으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비자 입국 대상국을 늘리고 면세·세금 환급 제도도 개선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美, 월드컵·올림픽 앞두고 인프라 투자 지속…"국내 수요도 견조"
중국의 거센 추격에도 미국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탄탄한 국내 여행 수요, 그리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대형 국제 이벤트 파이프라인이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두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향후 몇 년간 미국의 관광 인프라 투자와 방문객 유치에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사우디도 급성장…"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관광시장"
미·중 양강 구도 못지않게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는 빠르게 확장되는 연결성과 목적지 개발 프로그램,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앞세워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관광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공항과 교통망,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동시에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비전 2030'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 투자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으며, 대규모 목적지 개발 프로젝트와 투자자 친화적 개혁, 상당한 규모의 공공·민간 자본 투입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기 전망은 매우 밝다"
WTTC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역풍이 계속해서 글로벌 관광 지형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여행·관광 산업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결론지었다.
협회는 각국 정부가 여행을 촉진하고 기업 신뢰를 뒷받침하며 여행·관광을 전략적 경제 성장동력으로 우선시하는 정책을 통해, 이 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활용할 중요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인프라 개발과 결합될 경우, 이런 정책들은 각국 목적지가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고용 기회를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번영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프라 투자 경쟁이 실제 방문객 증가로 이어지느냐"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한 여행·관광 투자 경쟁이 향후 10년간 글로벌 관광 지도를 다시 그릴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이 공항·철도 등 하드웨어 투자와 함께 무비자 확대, 세제 개편 같은 소프트웨어 정책까지 병행하고 있는 만큼, 이런 투자가 실제 방문객 유치 성과로 이어지는 국가가 2036년 예상되는 17조 달러 규모의 관광 경제 시대에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