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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백질은 식이섬유…코카콜라도 인정한 '파이버맥싱'

박정아 기자2026.08.27
다음 단백질은 식이섬유…코카콜라도 인정한 '파이버맥싱'
"Fiber is the next protein"…글로벌 식품 공룡들이 일제히 지목 2025년 식품업계를 지배했던 키워드가 단백질(Protein)이었다면, 2026년 주인공은 식이섬유(Fiber)가 될 전망이다. 코카콜라와 펩시코, 맥도날드 등 글로벌 식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식이섬유를 차세대 트렌드로 지목하고 나섰다. 펩시코의 라몬 라구아르타 CEO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식이섬유는 차세대 단백질(Fiber is the next protein)"이라고 표현하며, 섬유질을 식단에서 가장 부족하지만 가장 큰 기회를 가진 영양소로 규정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불붙은 이른바 '파이버맥싱(fibermaxxing, 섬유질 극대화)' 흐름이 이제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코카콜라 "물에 잘 녹고 맛도 안 해쳐"…음료 신소재로 낙점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CEO는 최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식이섬유를 음료의 차세대 기능성 성분으로 언급했다. 그는 섬유질이 물에 잘 녹아 음료에 적용하기 쉽고,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제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2017년부터 일본에서 판매 중인 무설탕·무칼로리 제품 '다이어트 코크 파이버플러스(Diet Coke Fiber+)'를 성공 사례로 들면서도, 아직은 틈새(니치) 시장 수준이라며 확대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펩시코 "1회 제공량당 6g"…스낵 포트폴리오 전면 개편 펩시코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구체적인 신제품 라인업까지 예고했다. 1회 제공량당 식이섬유 6g을 함유한 '스마트푸드 파이버 팝(Smartfood Fiber Pop)'과, 통곡물·검은콩 등을 강화한 '선칩스 파이버(SunChips Fiber)'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맥도날드의 크리스 켐프진스키 CEO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식이섬유를 2026년 트렌드로 꼽으며, 글로벌 대형 식품·외식 기업들이 앞다퉈 메뉴와 제품군에 섬유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변비약 아닌 전신 건강 조율 영양소"로 재평가 식이섬유가 이토록 주목받는 배경에는 인식의 근본적 전환이 있다. 최근 글로벌 영양 리포트에서는 식이섬유 섭취 부족이 단백질 부족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제 식이섬유는 변비 해결을 위한 보조 영양소가 아니라, 장내 미생물 균형과 만성 염증, 면역력, 피로감, 체지방 축적까지 연결되는 '전신 건강을 조율하는 영양소'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장내 환경이 곧 면역력이고, 면역력이 곧 노화 속도를 좌우한다는 공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을 함께 갖춘 브로콜리 같은 채소가 대표적인 기능성 식재료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단백질 폭식 시대' 이후 반작용…탄수화물 줄이고 섬유질 늘린 대체식품 급증 이런 흐름은 그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단백질 트렌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완으로도 해석된다. 오픈서베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닭가슴살 섭취 빈도는 전년 대비 26.7% 증가했고, 삶거나 구운 계란 섭취 빈도도 같은 기간 30.9% 급증하며 단백질 소비가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단백질 위주 식단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양 공백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동시에 늘린 대체 소재 면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 이미 대체당을 사용한 음료와 제과·제빵류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이제 그 다음 단계로 식이섬유 강화 제품이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의식적인 단맛'·'나만의 안식처'와 함께 뜨는 웰니스 트렌드 글로벌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의 트렌드 보고서는 설탕 섭취를 의식적으로 줄이려는 '의식적인 단맛(Sweet, But Make It Mindful)'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인공감미료 대신 과일·꿀·메이플시럽 등 원재료 본연의 천연 당을 선호하는 '클린 스위트' 바람이 대표적이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컨슈머 부문 글로벌 선임 인사이트 매니저 야나 루드는 소비자들이 끊임없는 경제·사회적 혼란 속에서 '개인 경계'를 세우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이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자연 유래 성분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모마일이나 레몬그라스처럼 진정 효과가 있는 성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기능성 정밀 식품' 시대로…원물 중심 영양 효율이 핵심 식품업계 전반의 방향성도 '허기를 채우는 음식'에서 '몸을 관리하는 음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건강을 잃은 뒤 약을 찾기보다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질병을 예방·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식품 기업들은 면역력 강화와 항염증, 호르몬 조절 기능까지 갖춘 '기능성 정밀 식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거 식물성 식단이 고기를 대체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가공을 최소화한 원물 중심의 영양 효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버섯이나 해조류, 고대 곡물처럼 단백질과 미네랄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가 해외에서 활발히 유행 중인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니치 시장을 넘어 주류 소비로 안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식이섬유가 단백질만큼 강력한 시장을 형성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코카콜라 CEO조차 현재 식이섬유 첨가 음료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규정한 만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맛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식이섬유 제품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게 되느냐가 이 트렌드의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꼽힌다. 대형 식품기업들의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하반기 이후, 식이섬유가 실제로 '제2의 단백질 붐'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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