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예약 대신 마트 탐방"…한국인이 택한 '마트어택'
박정아 기자2026.08.27

"빈 캐리어로 떠나 꽉 채워 돌아온다"…미식 관광의 무게중심 이동
식당 예약과 관광명소 순례로 대표되던 여행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트래블 트렌드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식 관광의 흐름은 유명 레스토랑 예약에서 현지 슈퍼마켓 탐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른바 '마트어택(Mart Attack)'으로 불리는 이 트렌드는 현지의 생활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여행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일본처럼 쇼핑 수요가 높은 목적지에서는 출국 시 상대적으로 빈 캐리어를 갖고 떠난 뒤, 귀국할 때 수하물 허용 중량을 현지 쇼핑 물품으로 가득 채워오는 이른바 '쇼핑 투어용 캐리어' 활용법이 여행객들 사이에서 다수 공유되고 있다.
다만 항공사별 무료 위탁 수하물 기준은 15㎏, 20㎏, 23㎏ 등 노선과 운임에 따라 제각각인 만큼, 예약 시 개별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여행객 56% "현지 마트 자주 간다"…52% "식문화 이해에 최고"
스카이스캐너가 전 세계 약 2만 명(한국인 약 1000명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한국인 여행객의 56%가 여행 중 현지 슈퍼마켓을 자주 또는 항상 방문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마트를 찾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52%)이 '현지 식문화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여행 전문가 제시카 민은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여행 트렌드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현지인의 삶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개인 '음식'이 여행지 선정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간식 사재기서 진화…"진입 장벽 낮아 쉽게 시도 가능"
이런 트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기존 여행 습관이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일본에서 간식을 기념품으로 사오거나 동남아 야시장에서 먹방 투어를 즐기는 여행 행태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마트어택 트렌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 마트나 편의점에서의 식료품 구매 자체를 적극적인 여행 목적으로 추구한다.
업계에서는 이 트렌드가 다른 여행 방식에 비해 진입 장벽이 특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더 쉽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여행지에서 꼭 사 먹어야 할 길거리 음식 리스트', '해외 편의점 필수 구매 아이템' 같은 콘텐츠가 꾸준히 확산되며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유여행 60%대' 확산과 맞물려…"항공·숙박은 줄이고 현지 소비는 늘리고"
마트어택 트렌드는 여행 예산 배분 방식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항공·숙박 예산을 최소화하는 대신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이, 여러 조사에서 60%대까지 늘어난 자유여행 확산과 함께 한국 여행자의 주류 방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항공권과 숙소를 직접 비교·예약하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아낀 비용을 현지 식문화 체험에 투자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인 여행자의 80%는 올해보다 여행 빈도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31%는 항공과 숙박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응답자 기준으로는 84%가 2026년 더 많이 여행할 계획이라고 응답해, 여행 자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나만을 위한 맞춤형 여행'이 키워드…7대 트렌드 중 첫손
마트어택은 스카이스캐너가 꼽은 2026년 7대 여행 트렌드 가운데 첫 번째로 소개됐다.
나머지 트렌드로는 여행지에서 인연을 찾는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 추구)', 책과 연계한 여행인 '책스케이프', 웰니스 중심의 '글로우업여행', '이색체크인', 산으로 떠나는 '산악바이브', 그리고 부모·자녀·조부모가 함께하는 '다세대여행'이 꼽혔다.
스카이스캐너는 이 모든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나만을 위한 맞춤형 여행의 시대'를 제시하며, 각자의 취향과 가치관, 버킷리스트에 따라 자신을 표현하고 발견하는 여행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체험 소비가 실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느냐"
전문가들은 마트어택 트렌드가 여행객들이 관광지 소비보다 일상적 생활 공간을 소비 대상으로 삼는 여행관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이런 흐름이 확산될수록 현지 대형마트나 편의점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지역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식료품점 등 로컬 상권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소비가 대형 유통망에만 집중될지, 실제 지역 경제 활성화로까지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