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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AI 확장이 탄소중립 공약 발목 잡는다"

최윤서 기자2026.08.23
마이크로소프트 "AI 확장이 탄소중립 공약 발목 잡는다"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가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으로 자사의 환경 공약 이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MS는 최근 발표한 '2026 환경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2025 회계연도 기준 자사의 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MS는 2020년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는데, 이번 발표로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배출량이 1600만 톤에서 1300만 톤으로 꾸준히 줄며 순항했지만, 챗봇 '코파일럿'을 소프트웨어 전반에 탑재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배출량은 사실상 두 배로 늘어 3400만 톤에 달하게 됐다. "전력 관련 배출만 1년 새 945% 폭증"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력 구매 방식 변화에 따른 배출량 급증이다. MS의 구매 전력 관련 배출량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945% 폭증했으며, 같은 기간 전력 소비량 자체도 24% 늘었다. MS 측은 이 같은 증가가 기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인증서(REC)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신규 무탄소 전력 생산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투자로 전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멜라니 나카가와 MS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이런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보고 배출량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 필요한 전력망에서 무탄소 전력 용량과 생산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큰 환경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배출 비중은 2024년 전체의 2%에서 2025년 13%로 뛰어올랐다.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도 중단…"프로그램 종료 아니다" 진화 MS는 이에 앞서 탄소 제거 크레딧 구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MS는 향후 탄소 제거 크레딧 구매 계획을 보류했는데, 회사 측은 해당 프로그램 자체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MS는 대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거나 산업 배출원에서 탄소를 잡아내는 스타트업, 토양·암석에 탄소를 저장하는 자연 기반 솔루션 등 탄소제거 산업을 이끌어온 최대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2025년에도 29건의 장기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해 향후 30년간 4500만 톤 이상의 탄소 감축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사 측은 이런 기술에 대한 관심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가스발전소 건설까지…블룸버그 "24시간 무탄소 전력 목표 재검토" AI 확장이 환경 공약과 정면충돌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MS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 전체를 24시간 무탄소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적극적인 공약을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MS는 지난 3월 셰브런, 엔진 넘버원과 텍사스에서 가스 발전소를 개발하기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지난 6월에는 텍사스 서부에 건설될 대규모 가스 화력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신규 데이터센터 단지를 가동하는 계약을 셰브런과 체결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발표를 이어오며 기후 행동의 선두주자를 자처해온 MS의 행보와는 상반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아마존·구글도 두 자릿수 증가…"빅테크 전체의 딜레마" 이런 딜레마는 MS만의 문제가 아니다. MS의 탄소발자국은 25% 확대되며 아마존과 구글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넘어섰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4개 기업은 시장조사업체 제퍼리스가 추적하는 상위 15개 기업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환경 전략이 업계 전반의 탄소발자국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과 나카가와 CSO는 보고서 서문에서 AI가 폭넓은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역학 관계를 후퇴의 이유로 보지 않고 오히려 다르게 이끌어야 한다는 의무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국민 건강 대신 이윤 택했다" 강력 반발 이 같은 MS의 행보에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 50개 이상의 환경단체 연합은 MS의 에너지 공약 후퇴 보도에 대응해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MS가 잠재적 이윤과 살기 좋은 기후, 국민 건강, 더 깨끗한 미래를 저울질한 끝에 평범한 미국인들을 희생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후·지역사회 건강 측면의 그간의 성과를 포기하지 않고도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 물 사용 효율은 개선…"완전한 후퇴는 아니다" 항변 다만 MS 측은 모든 지표가 악화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데이터센터 물 사용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는 2022년 기준 대비 25% 개선돼, 2030년까지 40% 개선한다는 목표 궤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카가와 CSO는 회사가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목표 궤도에 있는지 여부를 직접적으로 재확인하는 것은 거부하면서도, 업계 전반이 직면한 더 큰 과제를 강조하는 데 무게를 뒀다. 관건은 "AI 확장 속도와 탈탄소 기술 개발 속도의 경쟁"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인프라 경쟁이 계속되는 한,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MS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가스발전 등 화석연료 기반 전력에 다시 손을 뻗고 있는 만큼, 향후 몇 년간 이들 기업이 실제로 탄소제거 기술과 청정에너지 투자를 얼마나 빠르게 확대해 공약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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