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핸들도 페달도 없다"…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한지훈 기자2026.09.03
"핸들도 페달도 없다"…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텍사스 오스틴 본사서 대규모 출시 행사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Cybercab)'이 마침내 정식 출시된다. 3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FP통신 등을 인용해 테슬라가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출시 행사를 연다고 보도했다. 시제품이 처음 공개된 지 약 2년 만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024년 10월 로스앤젤레스의 워너브러더스 영화 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통해 사이버캡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확한 세부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은 채 진행되며, 행사명은 '사이버캡 런치'로 알려졌다. 황금빛 외관에 '시저 도어'…2인승 무인 전용 설계 이번에 공개되는 사이버캡은 황금빛 외관에 차 문이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이른바 '시저 도어'를 단 2인승 차량이다. 가장 큰 특징은 운전대와 페달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을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사이버캡에는 위성통신 시스템 스타링크의 최신 버전(V5)이 5G LTE와 함께 이중화 구조로 탑재되는데, 이는 자율주행 판단 자체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 차량 관리와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 승객용 초고속 인터넷 제공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된다. 사이버캡의 자율주행 판단은 통신 연결 여부와 무관하게 차량 내부 컴퓨터가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3만 달러 미만 목표…4월 텍사스 기가팩토리서 양산 시작 가격 경쟁력도 사이버캡의 무기로 꼽힌다. 테슬라는 사이버캡을 3만 달러(약 404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만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차량을 제어하는 '순수 비전' 방식을 택해, 라이더(LiDAR)와 레이더 등 값비싼 센서를 대거 탑재하는 경쟁사 대비 원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지난 2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첫 번째 사이버캡을 출고했으며, 4월 24일에는 공식적으로 양산 개시를 발표했다. 다만 초기 생산 속도는 매우 더딘 상태로, 지난달 19일 기준 기가팩토리 주차장에서 확인된 사이버캡은 245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도로 주행 중…12월 무인 목격에 이어 직원 시범 승차까지 사이버캡은 이번 출시 행사 전부터 이미 실제 도로를 달려온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15일 테슬라의 모델Y 로보택시가 탑승자 없이 텍사스 오스틴 일반 도로를 주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나흘 뒤인 12월 19일에는 사이버캡이 오스틴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이 최초로 목격됐다. 이달 초에는 정보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 보도를 통해, 테슬라 직원들에게 먼저 오스틴 공공도로에서 사이버캡 시범 승차 기회를 제공한 뒤 며칠 뒤 정식으로 로보택시 서비스에 편입시키는 단계별 계획이 알려지기도 했다. 머스크 "무인 자율주행의 지배 기업 될 것"…내년 텍사스·캘리포니아 확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캡을 테슬라를 무인 자율주행차 시장의 지배적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모델로 강조해왔으며, 장기적으로는 테슬라 전체 생산 비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차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사이버캡 폭풍'이라는 짧은 문구와 함께 오스틴에 모래 폭풍을 일으키며 등장하는 사이버캡 이미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내년부터 우선 텍사스 남부와 캘리포니아 서부에서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운행을 실시할 예정이며, 사이버캡을 특정 조건 하에서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은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3 수준으로, 이번 사이버캡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는 셈이다. "단순 공개면 주가 하락"…웨이모와 580배 데이터 격차도 숙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차량 공개에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인 서비스 확대로 이어질지에 쏠려 있다. 앤드루 퍼코코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번 행사가 제한적인 수준의 공개에 그친다면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며, 반대로 로보택시 운행 규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배치가 이뤄진다면 투자자를 흥분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로보택시를 미래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무인 택시 분야에서는 알파벳의 '웨이모'에 밀리는 형국이다. 앞서 위키트리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웨이모 대비 주행 데이터 격차가 최대 58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 검증을 위한 데이터 축적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 바 있다. 현재 테슬라는 자율주행 모델Y 차량을 활용한 소규모 로보택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오스틴에서 운영 중이며, 일부 차량에는 안전 요원이 탑승하고 일부는 무탑승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 웨이모·죽스와 다른 길…카메라 중심 '순수 비전' 전략이 승부처 사이버캡은 사람이 눈을 사용하는 방식을 모사한 '컴퓨터 비전'과, 이미지를 즉시 주행 판단으로 전환하는 '엔드 투 엔드 머신러닝'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알파벳의 웨이모나 아마존의 죽스, 제너럴모터스의 크루즈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AI 기술을 활용하지만, 이들은 레이더와 라이더, 정교한 사전 매핑, 다중 센서 중복 시스템을 함께 적용해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 순수 비전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어, 이번 사이버캡의 실제 안전성과 대규모 운행 성과가 두 진영의 기술 우위 논쟁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