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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행자 72% "기술 배우러 떠난다"

한지훈 기자2026.08.20
전 세계 여행자 72% "기술 배우러 떠난다"
힐튼 "전 세계 여행자 72%가 스킬케이션 고려" 편안한 휴식만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시들해지고, 현지에서 새로운 기술을 직접 배우고 익히는 '스킬케이션(Skillcation)'이 2026년 가장 뜨거운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힐튼이 발표한 '2026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자의 72%가 자신의 열정을 좇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휴가를 내겠다고 답했다. 이는 스킬케이션이 더 이상 소수의 취향이 아니라, 보편적인 여행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미국 매체 디트로이트뉴스는 몰입형·체험형 여행, 마음챙김·웰니스 여행, 비수기 여행과 함께 진정성·자연·문화적 교류를 중시하는 흐름이 2026년 여행 트렌드의 큰 축이며, 여기에 스킬케이션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기술+휴가"…관광 그 이상의 '학습'이 중요 스킬케이션은 말 그대로 기술(Skill)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개념이다. 일반적인 휴가가 휴식이나 관광에 초점을 맞춘다면, 스킬케이션은 여기에 체계적인 학습이나 실습 과정을 더한다. 사람들이 이런 형태의 휴가를 택하는 이유로는 개인적 성장과 휴식을 동시에 얻고, 더 의미 있는 여행 경험을 쌓으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동료 학습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행 후 실제로 손에 잡히는 새로운 능력을 갖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욕구가 꼽힌다. 요리, 사진, 언어 학습, 아웃도어 활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목장 숙소는 승마와 목장 체험을 포함한 패키지를, 노르웨이 스발바르에서는 태양광 동력 극지 요트를 타고 여성 선원·과학자들에게 북극곰과 고래 생태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형태도 다양하다. 보트 대여 51%↑…"감정과 바이브 기준으로 여행 검색" 시장 데이터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세계 최대 보트 대여 플랫폼 겟마이보트(Getmyboat)는 항해 체험 예약이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행객들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습을 겸한 관광과 일상과의 단절, 새로운 기술 습득, 자연과의 재연결을 함께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행을 예약할 때 목적지를 '찍고 오는' 버킷리스트 항목으로 소비하기보다, 감정이나 분위기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더 큰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아코르(Accor)의 2026년 여행 리서치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이제 '느낌'이나 '분위기'를 기준으로 여행 검색을 시작한다고 답했다. Z세대가 주도…"솔로 여행의 40%가 체험 중심" 세대별로 보면 Z세대가 스킬케이션 확산을 이끌고 있다. 힐튼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40%가 특별한 경험을 중심으로 한 솔로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트렌드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와 X세대, 그리고 그보다 나이가 많은 여행자들까지 몰입형 프로그램과 워크숍에 점점 더 많이 등록하고 있으며, 낯선 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배우는 경험 자체가 목적지 못지않게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사 대신 '플랫폼 직접 예약'…AI가 진입장벽까지 낮춰 스킬케이션 확산은 여행 산업의 유통 구조 자체도 바꾸고 있다. 대량 생산된 표준화 패키지를 팔던 기존 여행사 모델로는, 여행자가 투어 액티비티 플랫폼을 활용해 스스로 기획하는 '셀프 기획 여행'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행사들이 여전히 랜드마크를 이어붙인 여정을 상품화하는 사이, 여행자들은 이미 비아터나 클룩 같은 플랫폼을 통해 현지 장인·전문가와의 일대일 레슨을 직접 예약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가 스킬케이션의 진입장벽을 더욱 낮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시한 2026년 관광 트렌드 키워드 '듀얼리즘(D.U.A.L.I.S.M)' 가운데 '디지털 휴머니티' 개념 역시, AI가 인간적 경험을 확장하는 매개로 활용되는 흐름을 짚고 있다. "핫플 대신 소규모 마을·공방으로"…과잉관광 해법으로도 주목 스킬케이션은 관광지 분산 효과라는 부수적인 이점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의 관광은 유명 랜드마크에 방문객이 몰리는 구조지만, 학습형 체험은 소규모 커뮤니티나 공방, 농장, 스튜디오, 한적한 해안 지역 등 붐비지 않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스킬케이션이 최근 세계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완화하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여행객 입장에서도 유명 관광지 사진 한 장을 남기는 대신, 요리 완성작이나 서핑 레슨 성과, 도자기 작품, 배운 언어의 한 구절처럼 자신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일시적 경험 이상의 실질적 역량으로 남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스킬케이션이 여행자들이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 자체가 '순간의 즐거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손으로 직접 만든 결과물이나 새로 익힌 기술이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 만족감을 준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은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여행지의 소규모 공방이나 현지 전문가들이 이런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갖출 수 있느냐가, 스킬케이션이 진정한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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